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사’ 조주빈(25) 일당에 대한 재판이 29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현우)는 이날 오후 2시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ㆍ배포) 등 14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전직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와 ‘태평양’이라는 계정으로 활동한 이모(16)군도 조씨와 함께 재판을 받는다.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피해자 25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한 뒤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해 경제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 8명은 아동과 청소년으로 드러났다. 15세 피해자를 협박한 뒤 공범을 시켜 성폭행을 시도하고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강씨는 고교 시절 담임 교사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고, 이군 역시 ‘태평양원정대’라는 별도 대화방을 만들어 성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 13일 기존 사건과 별개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박사방을 운영한 공범들이 추가로 검거되면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앞서 조씨 등을 기소하면서 ‘박사방’은 주범, 공범, 가담자 등이 △피해자 물색ㆍ유인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물 유포 △성착취 수익금 인출 등 4개 역할을 분담해 운영한 ‘유기적 결합체’라고 판단했다.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면 특정 범죄행위의 공범이 아니더라도 중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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