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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고리' 먼저 때리는 코로나… 정규직 8000명 줄 때, 비정규직 12만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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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고리' 먼저 때리는 코로나… 정규직 8000명 줄 때, 비정규직 12만명 줄었다

입력
2020.04.29 0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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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상용직 종사자 작년보다 0.1% 감소… 임시ㆍ일용직 일자리는 7% 급감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구직자가 실업급여 상담 창구를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구직자가 실업급여 상담 창구를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일자리 쇼크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인 비정규직과 자영업자부터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임시ㆍ일용직과 특수고용직(특고) 등은 이미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최악의 실업난에 접어들었음이 통계로 확인된다. 대기업 정규직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항공ㆍ자동차 등 당장 코로나19 충격이 심한 업종을 넘어, 정유와 화학 등 기간산업 전반으로 고용난이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27만8,000명으로, 작년 3월(1,850만3,000명)보다 22만5,000명(1.2%) 감소했다. 사업체 종사자 수가 감소한 것은 사업체노동력조사의 고용부문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일자리 감소는 임시ㆍ일용직, 특고 층에서 더 두드려졌다. 상용직 종사자 수(1,555만2,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 8,000명(0.1%) 감소한 반면, 임시ㆍ일용직(164만8,000명)은 12만4,000명이 줄어 7.0%가 감소했다. 상용직과 임시직의 종사자 감소 비율은 무려 70배 차이다.

서울 시내 한 호스텔에서 청소일을 했던 김모(57)씨는 “코로나로 호스텔에 손님이 뚝 끊긴 뒤, 실업자가 됐다”며 “일자리를 구하려고 했지만, 지금 사람을 구하는 데가 없어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영난에 빠진 자영업자가 직원을 대거 줄이면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9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마저도 이보다 적은 12만4,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직원을 해고한 자영업자 중 상당수가 그대로 폐업했다는 의미다.

밀려오는 실직의 공포는 정규직 직원이라 해서 예외가 아니다. 항공, 여행업 종사자들은 이미 감원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 이모(31)씨는 "2월에 휴직에 들어갔는데, 회사가 휴직 기간을 계속 연장해 달라고 해서 불안하다"며 "일부 유급 휴직이라고는 하지만, 승무원 월급은 수당 비중이 커서 카페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승무원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초저유가, 세계적 수요 감소 등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간산업이 줄줄이 경영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커서 선진국보다 코로나 충격이 크지 않다는 건, 높은 수출 의존도를 감안하지 않은 단편적인 생각”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상반기 내 해결되지 않으면, 하반기 국내 대부분 대기업의 실적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세종=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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