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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하자 멸종위기 코뿔소 밀렵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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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하자 멸종위기 코뿔소 밀렵 급증

입력
2020.04.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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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우간다 엔테베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사육사가 코뿔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엔테베=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0일 우간다 엔테베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사육사가 코뿔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엔테베=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야생동물 밀렵이 급증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인의 발이 묶여 아프리카 지역 경제를 이끄는 관광산업이 붕괴되면서 이 지역 주요 여행 콘텐츠인 야생동물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수년간 환경보호론자들은 아프리카에서 관광 산업 육성을 통해 야생동물 보호 기반을 마련해 왔다. 야생동물 관광 수입이 지역 사회 경제의 토대이자 동물보호활동의 자금줄이 돼 왔기 때문이다. 야생동물 관광이 인간의 재미를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사냥’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관광 산업은 아프리카 각국에 동물을 보호해야 할 동기를 부여해 왔다. 실제 2016년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2%에 이르렀던 보츠와나의 경우 관광과 환경보호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면서 이 지역 정부기구와 비영리단체의 수입이 확충되고 주민의 삶도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여행이 중단되면서 야생동물 관광ㆍ보호 모델은 붕괴 위기에 몰렸다. 당장 관광이 사라지자 밀렵이 증가하고 있다. 탄자니아ㆍ케냐ㆍ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하는 동물보호단체 ‘아프리카 야생동물 트러스트’의 공동설립자 프라틱 파텔은 “관광객 감소로 단속반을 유지할 자금이 확보되지 않아 식용 고기를 얻으려는 이들과 밀수로 이익을 얻으려는 이들의 야생동물 밀렵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행 중단 사태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전문적 밀수에 연루된 범죄 조직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코뿔소 보호단체 ‘우간다 코뿔소 기금’의 임원 앤지 지네이드는 “밀렵 감시 대원이 줄어들면 밀렵 전문 조직이 활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간다 코뿔소 기금은 경영난으로 이미 직원 3분의 1을 해고한 상태다. 사회 불안도 고조될 수 있다. 밀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아프리카 20개국 정부가 결성한 ‘코끼리 보호 구상’의 위니 키루 선임 기술고문은 “과거 관광이 1∼2년간 중단됐을 당시 정치세력 간 폭력 사태를 겪은 바 있다”고 전했다.

팀 데이븐포트 ‘야생동물보호회’ 아프리카 생물존 보존국장은 “수입원을 다변화하는 게 대책이 되겠지만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너무 오랫동안 관광에 자금줄을 의존한 탓에 수입 다변화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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