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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4개월 비대위' 못 박자... 김종인 "생각 없다" 위원장직 일단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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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4개월 비대위' 못 박자... 김종인 "생각 없다" 위원장직 일단 거부

입력
2020.04.28 19:06
수정
2020.04.29 00: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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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등 당 지도부, 金 자택 찾아 심야 설득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당원들이 김종인 비대위원장 선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당원들이 김종인 비대위원장 선임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대근 기자

4ㆍ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무산됐다. 통합당이 28일 비대위 임기를 8월 말까지로 못박자, 김종인 전 총선 총괄선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을 일단 거부했다. 당 지도부가 이날 밤 설득에 나섰으나 김 전 위원장은 뚜렷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통합당은 차기 리더십을 놓고 격랑에 빠졌다. 분위기를 쇄신할 ‘인물’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2022년 대선 전까지 실권을 발휘할 당 대표’를 놓고 당내 신경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자리 싸움을 하느라 보수 대개혁의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15일 물러난 이후 통합당은 2주째 리더십 공백 상태다.

통합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출범 안건을 의결했다. 전국위 직전 소집된 상임전국위는 새 비대위 임기(8월 말) 규정을 수정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의사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외부 인사이자, 문재인 정권 탄생에 기여한 김 전 위원장에 당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한 중진 의원들과 원로 인사들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은 맡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즉각 발표했다. 비대위는 출범했지만 수장은 공석인 상태가 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통합당이 여건을 만들어 주면, 내년까지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대대적 준비를 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밤 김재원 정책위의장과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김 전 위원장 자택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면담 직후 김 정책위의장은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수락이나 거절에 대한 의사표시가 없었다”며 “다만 지금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당장 갈 상황은 전혀 아니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서 향후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도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끝내 거부를 하면 다음 달 8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 혹은 비대위원장을 맡아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추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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