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K리그 수출시대’가 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고 K리그 개막일이 5월 8일로 확정됨에 따라, 아직까지 개막 또는 재개 일정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해외 축구시장에서 K리그 중계권을 구매하는 등 국내 프로축구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28일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날까지 K리그 중계권은 총 10개국에 팔렸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K리그 해외중계권 판매 독점권을 따낸 스포츠레이더를 통한 판매로,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는 물론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들에도 수출됐다.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등 축구 전문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들은 K리그 경기 영상 사용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동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처음 리그가 시작되는 만큼 K리그를 바라보는 눈이 많다.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소수의 나라에만 프로리그가 형성된 야구와 달리 축구의 확장성도 커 당분간 K리그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축구가 고픈’ 이들의 갈증을 풀어줄 뿐 아니라 해외 스포츠배팅 산업에도 분명 호재란 평가다.
K리그 콘텐츠의 해외 시장 진출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마냥 들떠있을 수만은 없다. K리그는 아직 시즌 재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ㆍ독일ㆍ스페인ㆍ이탈리아ㆍ프랑스)보다 한참 앞서있다. 코로나19 이후 리그 개막ㆍ재개의 선행 모델로 아무도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가야 하기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도 연맹과 각 구단들의 철저한 방역으로 K리그는 현재까지 선수ㆍ지도자 등 모든 관계자 가운데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 리그’로 주목 받고 있다. 선수ㆍ코칭스태프 코로나19 전수검사도 다음달 1일까지 마무리하는 등 눈앞의 수익이나 흥행보다 방역에 중점을 둔 연맹의 노력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포함한 매뉴얼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아직 관중석 완전 개방까지 걸릴 시간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개막 연기 △선수단 방역 △개막일정 확정 △연습경기 △무관중 경기 △점진적 관중 입장 △상업시설 이용 등 일련의 모든 과정은 시즌 개막 혹은 재개를 준비하는 해외리그에서 참고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우리의 방역시스템을 배워가거나 국산 진단키트를 수입하는 ‘K방역’ 열기처럼 ‘K리그 개막 모델’ 수출도 함께 준비해야 할 때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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