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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 동물원 삼정더파크 폐업… 동물은 어디로?

입력
2020.05.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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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How] “당분간 사육사들이 돌보지만 시민들 관람은 불가능”

부산시 “사업자와 동물원 활성화 방안 계속 논의”

삼정더파크 인스타그램 캡처
삼정더파크 인스타그램 캡처

“부산에서 유일한 동물원이라 한 번씩 갔었고 코로나19 사태 끝나면 또 가고 싶었는데 삼정더파크가 문을 닫다니…. 동물 친구들은 어떻게 되나요?”

부산 도심 속 동물원 삼정더파크가 지난 25일부터 폐업하게 됐습니다. 나들이 장소를 잃었다는 지역 주민들의 아쉬움이 담긴 글과 함께 동물들의 안부를 걱정하는 게시물이 온라인 공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속속 올라왔는데요.

부산시민이 사랑하는 삼정더파크에는 총 158종, 930마리 동물들이 살고 있었습니다(지난해 12월 기준). 이 동물들은 이제 누가 돌보냐고요? 확인해보니 전부터 동물들을 돌보던 사육사들이 지금처럼 동물을 돌본다고 해요. 부산시 환경정책실 공원운영과 관계자는 29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기존 사육사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들이 그대로 동물들을 돌보기로 했다”고 밝혔어요.

삼정더파크 인스타그램 캡처
삼정더파크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을 돌보는 사육사들도 임금을 받아야 할 텐데요. 이들의 인건비와 동물들의 사료 등 누가 부담하게 되나요? 부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삼정더파크가 우선 인건비와 사료비 등을 부담하고 이를 잘 적어뒀다가 나중에 동물원 운영에 관한 결론이 나면 청구를 하거나 나누는 등의 정리를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동물들 입장에선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피하게 된 셈이에요.

여기서 사소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삼정더파크가 동물을 돌볼 거라면 관람객은 왜 들어가지 못하는 거냐는 건데요. 동물원이 전시를 위해 관람객을 받는 것과 동물을 보유하고 돌보는 업무는 별개라고 해요. 법적 용어로는 동물원의 경우 ‘휴원’ 또는 ‘폐원’이라고 하고요. 폐원할 경우 보유 동물들을 어떻게 할지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정해져 있습니다.

삼정더파크 인스타그램 캡처
삼정더파크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원의 개방 및 휴원 또는 폐원에 관한 내용이 담긴 동물원 관리법 제5조에 따르면 동물을 폐원하려면 보유 생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른 조치를 적정하게 이행하였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춰 시ㆍ도지사에 신고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동물원이 폐원하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는데, 부산시에 삼정더파크로부터 휴원 및 폐원 신고는 들어온 바 없고 그저 문을 닫겠다는 공지만 동물원 대문에 붙은 상황이라는 거죠. 이 상태로는 일단 6개월 동안 유지할 수 있고 6개월이 지나면 휴원 또는 폐원 둘 중에 선택을 내려야 할 겁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동물원 측에서도 동물 자체가 재산이어서 손 놓고 지켜본다든지 함부로 대한다든지 우려하는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특히 삼정더파크에는 국제멸종위기종 관리 등을 위해 낙동강 환경청 등 여러 유관 기관에서 수시로 점검을 받았던 곳이라고 해요.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만 해도 8종, 모두 49개체가 살고 있답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폐업 직전인 23일에도 점검을 다녀왔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점검 등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며 “2014년 개원 후 별다른 문제가 없던 동물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정더파크 폐업 안내문. 삼정더파크 홈페이지 캡처
삼정더파크 폐업 안내문. 삼정더파크 홈페이지 캡처

삼정더파크의 미래는 현재로선 알기 어렵습니다. 대략 알려진 내용은 “동물원의 민간사업자에 대한 매각 등 활성화 방안을 계속해서 논의해나갈 방침”이라는 건데요. 부산시에 따르면 앞서 동물원 개장을 준비하면서 부산시가 동물원을 매입하는 것과 관련해 협약을 맺었는데, 이행 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입장이고요. 삼정더파크는 “‘더파크 사업정상화를 위한 협약서’ 제5조 2항에 따른 매수 의무를 부산시에서 거부해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양 측의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그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아무쪼록 동물원에 사는 생물들과 부산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결론이 속히 나올 수 있길 바라봅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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