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하르방도 마스크 썼어요. 관광객들도 제주에서는 마스크 꼭 착용하세요.”
28일 오전 제주의 첫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에 설치된 돌하르방에 마스크가 씌어졌다. 이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에 18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주도가 관광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줄 것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28일 도에 따르면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제주를 찾는 관광개 수는17만9,000여명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5,000여명에 비해 43%가 줄어든 수치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는 황금연휴 기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방역 체계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우선 오는 30일부터 제주를 방문하는 모든 입도객을 대상으로 특별입도절차를 진행한다. 특별입도절차는 14일 이내 해외방문 이력자는 물론 일반 입도객의 의심 증상과 발열 증상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도는 발열 검사의 이상 온도 기준을 기존 37.5도에서 37.3도로 강화해 코로나19 검사 대상 범위를 최대한 넓힌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이상 온도 기준을 0.2도 낮춤으로써 증상이 미약하거나 본인이 느끼지 못할 정도의 미열을 조금이나마 검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37.3도 이상의 발열자와 건강 이상자를 대상으로 건강기초조사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시 공항 내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안내한다.
도는 또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상당수가 렌터카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렌터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를 제출토로 했다.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의심증상시 신속한 연락과 동선 기록에 대한 협조 내용 등이 담긴다. 이는 도의 방역 지침을 사전 안내하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 여행을 즉각 중단하는 동시에 가까운 상황실로 신속히 연락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한 위해서다. 서약서는 렌터카 업체가 2주 동안 보관토록 해, 향후 역학 조사가 필요한 경우 신속한 동선 파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중교통현장 특별점검반을 운영해 버스 등 대중교통과 택시를 이용할 때도 마스크 착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도는 도내 관광사업체 873곳에 대해 방역 특별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실내관광지 관광객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사후 관리에 대비한 방명록 작성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우려되는 점으로는 ‘밀집된 공간에서의 실내감염’(67.4%)을 꼽았다. 이어 ‘공항ㆍ비행기ㆍ항만ㆍ선박에서의 감염 우려’(57.1%), ‘숙박업소 위생상태’(25.1%), ‘음식점 위생상태’(14.8%), ‘관광지 위생상태’(13.7%), ‘이동수단 위생상태’(13.2%) 등 순이다.
이번 황금연휴 기간 제주여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외여행 대체지로 적절해서’가 56.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청정한 자연환경’(35.3%), ‘관광 편의성’(27.4%), ‘전염병 안전지역’(22.5%) 등을 제주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제주여행에서의 선호활동으로는 식도락(61.6%)과 자연경관 감상(58.9%)이 1,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어 산ㆍ오름ㆍ올레 트레킹(47.8%), 호캉스(46.7%), 박물관ㆍ테마공원 방문(22.5%) 등 순으로, 예년과 달리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밀집된 공간 기피, 야외활동 선호, 시설 위생상태 고려 등이 여행 트렌드에도 당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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