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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 원년 내몰려도 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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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 원년 내몰려도 피할 길이 없다

입력
2020.04.28 12:01
수정
2020.04.28 17: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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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내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서울시내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구 자연증가(출생아 수-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태어나는 아이는 급감하고, 극심한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늘어서다. 이대로 가면 사상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절벽’ 원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출생아 수는 2만2,85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3%(2,919명) 감소했다.

2월 기준 출생아 수가 2만5,000명 아래로 내려앉은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47개월째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9%(2,492명) 늘어난 2만5,4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까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5명이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은 크진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80%를 차지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고령인구가 전년 대비 5.2% 늘었다”면서 “윤년으로 올해 2월이 다른 해에 비해 하루 더 많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분은 -2,565명, 자연증가율은 -0.6%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 연속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해당 기간을 제외하고 지금껏 인구 자연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달은 2017년 12월(-0.4%)과 2018년 12월(-0.9%) 두 차례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시작된 마이너스 행진이 연초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기준 인구 자연감소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간 기준 인구 자연증가분은 2009년 처음 20만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15년 16만2,525명 △2017년 7만2,237명 △2019년 7,922명 등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자연증가분 감소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출생”이라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에는 자연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혼인 건수는 반짝 반등했다. 지난 2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한 1만9,104건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혼인은 신고일 기준으로 집계되는데, 신고가 가능한 일수에 따라 혼인건수가 좌지우지된다”면서 “올해 2월은 전년에 비해 신고가능일수가 3일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기간에 따른 착시 효과일 뿐이지, 혼인 건수 감소 흐름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제2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코로나19 충격은 결혼·출산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올해 출산율 감소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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