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 기업 내 뿌리 깊은 도장 날인 및 서류 제출 관행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재택근무 시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7일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기업들이 도장을 찍지 않고도 서류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라”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일본에선 기업 간 계약이나 행정 절차 때 도장 찍힌 서류를 직접 주고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관행 탓에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가피하게 출퇴근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간위원들도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서류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정부 측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한 민간위원이 정부가 내놓은 보조금 신청을 간소화해줄 것과 종이 서류 없이도 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실제 각종 조사에서 4월 현재 일본의 재택근무 비율은 10% 초반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소재 IT기업 ‘프리’의 설문조사 결과, 재택근무 중에도 회사에 나갈 필요가 있는 이유(복수응답)에 관해 응답자의 38.3%가 ‘거래처가 보낸 서류 확인 및 정리’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22.5%는 ‘청구서 등의 우송’, 22.2%는 ‘계약서 날인’ 때문이라고 했으며, 18.4%는 ‘행정기관에서 온 서류 확인’, 17.1%는 ‘사내 서류 확인’ 등을 출근 이유로 꼽았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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