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600대 기업 BSI 조사
해외공장 셧다운 등 영향으로
자동차 업종이 가장 큰 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5월 수출 전망도 40년 만에 역대 최저치로 나왔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5월 수출 전망은 65.0으로, 198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 수치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양호하고, 이하일 경우엔 안 좋다는 의미다.
한경연에선 이에 대해 주요 해외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으로 인한 생산차질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주요 수출국인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의 현지 수요 감소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종합경기 전망치는 61.8로, 지난달 59.3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4월 실적치는 전망치를 하회한 58.8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90.7) 이후 다섯 달 연속 하락한 수치다.
부문별 5월 전망치를 살펴보면 역대 최저치로 나타난 수출을 비롯해 내수(67.5), 투자(70.6), 채산성(72.5), 고용(73.9), 자금(77.6) 등 재고(97.5)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을 뜻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가 30.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급감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판매 부진이 협력업체 매출 감소로 이어진 탓이다. 한경연은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수출은 1분기 부진에 이어 4월에 43.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흐름은 5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이외에도 여행·오락서비스(37.5), 전자 및 통신장비 제조업(45.5), 의류·신발 제조(53.8), 출판·기록물(54.5) 등의 전망 역시 저조했다.
부문별 4월 실적치는 수출(67.8), 내수(68.1), 채산성(69.5), 투자(71.1), 고용(73.1), 자금(75.9) 등 재고(96.4)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에 머물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1분기엔 나름대로 선방했던 수출, 제조업 위기가 4월 이후 본격화됨에 따라 주력 업종의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며 “주력 업종의 부진이 관련 전·후방 업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위기에 처한 주력 업종에 대한 유동성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조속히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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