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20% 가량 감소할 경우 민간 소비지출이 3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7일 ‘코로나19 사태의 부동산 경기 파급효과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주택 거래량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발생 당시(-3.0%) 또는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9.8%) 수준으로 거래량이 줄어들 경우 민간 소비지출이 연간 0.23∼1.5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량이 3.0% 감소하면 민간소비지출의 실질 감소액이 5,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 산업은 생산유발효과 7,400여억원, 부가가치 1조9,000억원, 고용 1만6,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산연은 부동산 거래량이 19.8% 감소하면 연간 민간소비지출의 실질 금액이 3조2,000억원 하락해 부동산 산업은 생산유발효과 4조6,000억원, 부가가치 12조2,000억원, 고용은 1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상가 등 비주거용 부동산시장이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자영업자 등 임차인의 어려움이 커지고 거래 감소ㆍ자산가치 하락, 금융부실 확대, 경매 증가 형태로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보면 우리 부동산시장 침체는 시작 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경제위기 전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부동산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단계별 정책 수단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 대출 목적에 한해 한시적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확대, 채무의 단기적 유예 및 조정 등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사업자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장기적으로는 3기 신도시 등 기존에 계획된 개발계획 조기 추진, 정비사업과 분양사업에서 기존의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향후 경기 회복기의 주택 부족 문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허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가져올 메가트렌드 전환은 피할 수 없다”며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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