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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타건의 ‘방랑자 환상곡’이 만든 환상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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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타건의 ‘방랑자 환상곡’이 만든 환상의 밤

입력
2020.04.27 00:30
수정
2020.04.27 18:4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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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11시 도이치그라모폰이 공개한 조성진의 온라인 콘서트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26일 오후 11시 도이치그라모폰이 공개한 조성진의 온라인 콘서트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문자 그대로 환상적인 일요일 밤이었다.

26일 오후 11시(독일 현지시간 오후 4시) 독일의 레이블사 도이치그라모폰(그라모폰)이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 ‘모먼트 뮤지컬(Moment Musical)’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었다.

이날 조성진은 브람스의 ‘인터메조(간주곡)’와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을 연주했다. 특히 조성진은 첫 곡인 브람스 인터메조 6번의 선곡 배경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불확실하고 비극적인 요즘 상황을 잘 대변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베르크와 슈베르트 곡의 경우 조성진이 다음달 8일 발매하는 새 앨범 ‘방랑자’에 수록된 작품이다. 공연은 독일 베를린의 유서 깊은 콘서트홀 마이스터잘에서 녹화됐다.

쇼팽 콩쿠르의 우승자답게 조성진은 신들린 타건으로 수많은 국내 팬들은 물론, 전 세계의 클래식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뭐니뭐니해도 이날 공연의 백미는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슈베르트는 조성진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방랑자 환상곡은 매우 빠른 음표들로 점철돼 있는 작품으로, 고도의 테크닉을 요한다. 슈베르트 스스로 “너무 어려워 치기 힘든 곡”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조성진 역시 “어려운 테크닉을 감추기가 어렵다”면서도 “아티스트의 자유를 보여줄 수 있다”며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1악장이 시작된 순간부터 ‘랜선 관객들’은 연신 감탄을 자아내며 조성진이 인도하는 환상의 밤에 몰입됐다. 류태형 클래식 평론가는 “인공적인 조미료가 없는 순수한 피아노 선율이 무대를 채웠다”면서 “‘쇼팽의 해석가’란 기존 이미지를 넘어 조성진의 다양한 개성을 엿볼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도이치그라모폰이 기획한 조성진의 온라인 콘서트는 독일 베를린 마이스터잘에서 녹화됐다. 유튜브 화면 캡처
도이치그라모폰이 기획한 조성진의 온라인 콘서트는 독일 베를린 마이스터잘에서 녹화됐다. 유튜브 화면 캡처

피아니스트로서 조성진은 드뷔시의 ‘달빛’처럼 부드럽고 은은한 선율이 어울리는 연주자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선 힘있는 속주가 돋보였다. 40여분간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땀방울이 튀는 모습이 화면에 비칠 정도로 강렬한 연주가 쉴 새 없이 펼쳐졌다. 실시간 시청자는 오후 11시 30분 기준 약 4만6,000여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콘서트를 기획한 그라모폰 측의 배려도 인상적이었다. 그라모폰 관계자는 유튜브 실시간 채팅에 참여해 조성진과 현재 연주되는 곡에 대한 소개는 물론,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해 실시간으로 답하는 성의를 보였다.

조성진의 연주 영상은 이날 공개 시점으로부터 72시간 동안 관람할 수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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