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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10년 비서실장 김정렴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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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10년 비서실장 김정렴씨 별세

입력
2020.04.26 16:30
수정
2020.04.26 16:3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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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화 중인 김정렴(왼쪽)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화 중인 김정렴(왼쪽)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9년 3개월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김 회장은 박정희 정권 당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경제통으로 1969년부터 1978년까지 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정희 정부 시절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사실상 산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24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충남 논산에서 자랐다. 강경상업학교와 일본 오이타고등상업학교를 졸업한 김 회장은 1944년 한국은행 전신인 조선은행에 입사했다. 1953년에 1차 통화개혁 전문을 기안하는 등 두각을 드러낸 김 회장은 1959년 재무부로 적을 옮겼다. 1962년 화폐개혁 당시 실무 책임자로 있으면서 박 전 대통령 눈에 띄어 1964년 상공부 차관, 1966년 재무부 장관에 잇따라 중용됐다.

1969년 ‘3선 개헌안’ 통과 직후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 후임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된 후 9년 3개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지금까지도 역대 최장 기간 비서실장으로 남아 있다. 2018년 작고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김 회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신임이 두터워 차지철 대통령 경호실장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1978년 12월 치러진 10대 총선에서 여당인 민주공화당이 야당인 신민당에 득표율에서 밀리자 책임을 지고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1980년 8월 주일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1999년부터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와 회장을 차례로 맡아왔다.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의 장인으로 작고한 김정호(전 한일은행장)씨가 김 회장의 친형이다.

유족으로는 희경·두경(전 은행연합회 상무이사)·승경(전 새마을금고연합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준경(전 한국개발원장)씨와 사위 김중웅(전 현대증권 회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8시30분. (02) 3410-6923.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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