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공평한 분배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프랑스ㆍ독일 등 주요국을 비롯해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민간 부문도 참가하지만, 미국은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출범 행사에서 “이는 코로나19의 백신과 진단, 치료제의 개발과 생산, 공평한 분배를 가속하기 위한 기념비적인 협업”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세계는 (질병 대응에) 이런 도구를 필요로 하지만 과거에는 모든 나라가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빈곤 국가에서 면역 캠페인을 벌이는 민관 협력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세스 버클리 대표는 이날 WHO 공식 발표에 앞서 별도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미 임상시험에 착수한 6개를 포함해, 현재 100여개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우린 모든 이를 위한 백신을 확보를 확실히 해야 하고, 그러려면 백신 후보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글로벌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 화상통화로 참가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가 코로나를 상대로 이기기 원한다면 보건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면서 주요7개국(G7)과 주요20개국(G20)이 이런 코로나19 계획을 지지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전 세계에서 개발된 약품과 백신의 공유를 촉구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품의 공평한 분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WHO가 주축이 된 이번 글로벌 이니셔티브 출범에 불참하기로 했다.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로이터의 서면 질의에 “미국의 공식 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간 WHO의 코로나19 대응이 ‘중국 편향적’이라고 비판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중순, 연간 4억~5억달러 규모에 달하던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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