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합격자 로스쿨 정원 대비 88.4%
법무부, 새 합격기준 1년 논의했으나 결론 못내
올해 변호사시험에서 총 1,768명이 합격했다. 변호사시험이 시행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합격자가 배출됐지만, 응시자가 늘어 합격률은 53.3%에 그쳤다. 관심을 모았던 변호사시험의 새 합격기준은 도출되지 못했다.
법무부는 24일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를 열고 2020년도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1,768명으로 결정했다. 1,660점 만점에 총점 900.29점 이상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입학정원 대비 88.4%, 응시자 대비 53.3%로 나타났다. 여성 합격자는 796명(45%)으로 지난해보다 늘었고, 학부 법학 비전공자의 비중(64%)도 전년보다 확대됐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와 합격률은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법조계는 “변호사 합격자가 너무 많다”는 기성 법조인들과 “너무 적다”는 로스쿨 측으로 양분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 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진보 성향 단체들은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합격자 확대와 자격시험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년간 변호사시험의 새로운 합격기준에 대해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소위원회는 물론 외부에 발주한 연구용역 조차 연구자들의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결국 법무부는 종래의 합격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위원회가 제시한 △인구 및 경제규모 변화(변호사 수 증가 곤란) △해외 주요국의 법조인 수(입학 정원 대비 85%까지 합격 가능) 등 기준을 더해 이번 합격 인원을 결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취지를 고려해 3년간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실력 있는 응시생이라면 합격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늘어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변협은 “변호사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없다”며 1,000명 수준으로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하고 많아도 1,500명은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바 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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