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건강 이상설 근거 없다” 거듭 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을 둘러싼 여러 풍문이 나흘째 계속되자 한미 당국이 재차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현재 강원 원산 부근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면돌파전’ 난관에 부딪힌 김 위원장이 칩거에 들어갔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건강 이상 가능성도 잦아들지는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각종 추측성 보도가 나오지만)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고, 김 위원장의 건강이 이상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 위독설을 제기한 21일 CNN 보도에 대해 “부정확한 보도”라고 말했다. 한미 당국이 인적 채널(휴민트)과 통신 정보, 정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김 위원장 건재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당국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강원 문천지구 순항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한 후 원산 부근에 체류 중인 것으로 보인다. 원산은 김 위원장이 유년기를 보낸 곳으로 알려져 있고 특각(별장)이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서 선포한 경제 정면돌파전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성과가 미미하자 김 위원장이 평양을 벗어나 고심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올해도 북한이 태양절(4월 15일)에 특별배급을 하지 못했다”며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과시할 만한 경제적 성과가 없어 잠행 중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역점을 둔 국책사업인 원산ㆍ갈마 해안관광지구도 개장 예정일(15일)에 완공을 못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원산 수술ㆍ시술설’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우리도 서울과 지방의 병원 시설 격차가 큰 것처럼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일가와 노동당 간부 전용 병원인 평양 봉화진료소가 아닌 지방 병원에서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평양에서 진료를 받고 원산에서 요양 중일 가능성은 있다.
건강이상설이 계속 확산되는 만큼 김 위원장이 25일 옛 북한 인민군 창건일이나 다음주쯤 어떤 방식으로든 공개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면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즐기며 장기 잠행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최고지도자 동선 공개에 신중한 편이기 때문에 즉각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