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넷플릭스가 190여개국에 동시 선보인 영화 ‘사냥의 시간’의 독일어 자막에 ‘동해’가 ‘일본해(Japanischen Meer)’로 잘못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사이버외교 사절단 반크가 24일 넷플릭스에 항의와 함께 시정을 촉구했고, 넷플릭스는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제가 된 부분은 영화 시작 53분 후 주연배우 이제훈이 연기하는 준석이 총포상에게 “지금 동해에 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영어와 프랑스어 등 대부분의 자막에는 ‘East Sea(동해)’로 나오지만, 독일어 자막에는 ‘일본해’로 번역됐다.
반크는 넷플릭스에 즉각 동해로 바꿔 달라는 항의 서한과 함께 세계 최대 교과서 출판사 중 하나인 돌링 킨더슬리(DK), 온라인 지도 제작사 월드아틀라스, 세계 최대 지도제작사 중 하나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동해’로 표기한 사례를 동봉했다.
유엔 지명표준화회의(UNCSGN)와 국제수로기구(IHO)가 2개국 이상이 공유하는 지형의 경우에는 단일 명칭으로 합의가 안 되면 각국이 사용하는 이름을 병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내용, 2017년 미국 버지니아주가 모든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병기하는 법안을 통과한 사실 등도 전달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24일 곧바로 해당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언어 자막에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고도 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독일어 자막에 대한 제보에 감사하다”며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팬들을 위해 30여개 언어 자막으로 서비스 되고 있다. 현재 각 언어 현지화 팀과 독일어 자막과 같은 사례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해당 과정이 완료되면 바로 자막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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