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길리어드 측은 임상시험이 초기에 종료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일부 외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실수로 공개한 초안 보고서를 인용, 렘데시비르와 관련해 중국에서 실시된 무작위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약물이 코로나19 환자 상태를 개선시키거나, 혈류 내 병원균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환자 237명 중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하고, 이들의 증상의 진행 경과를 나머지 79명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18명의 환자는 투약을 중단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당 보고서는 동료심사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실수로 WHO 웹사이트에 게시됐다가 삭제됐다.
길리어드는 FT보도에 즉각 반박했다. 길리어드 측은 성명을 내고 “해당 연구는 낮은 참여로 인해 조기에 종료됐으며, 통계적으로 유효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감염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의료 전문지 STAT뉴스는 길리어드가 렘데시비르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시카고대 연구진이 환자들에게 약을 투약한 결과 대다수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회복돼 1주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TAT뉴스는 이날 “렘데시비르에 대한 여러 임상시험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해당 시험은 유의미한 결론이 없었지만 “최종 결론(final word)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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