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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해운 재건할 12척의 신호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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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해운 재건할 12척의 신호탄”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인도

입력
2020.04.23 17:40
수정
2020.04.23 19:3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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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에서 열린 HMM(옛 현대상선)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3일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에서 열린 HMM(옛 현대상선)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HMM(옛 현대상선)의 야심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박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HMM에서 발주한 2만4,000TEU(길이 20피트의 컨테이너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중 첫 번째 선박이 인도되면서다. 국내 1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에서 추진해 온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첫 결실이다.

HMM은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에서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HMM 알헤시라스’호로 명명된 이 선박은 2018년 9월 계약한 12척의 2만4,000TEU급 선박 중 첫 번째로 인도된 것이다. 알헤시라스호는 24일 중국 청도로 출항해,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23일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에서 열린 HMM(옛 현대상선)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참석자들이 '알헤시라스'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3일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에서 열린 HMM(옛 현대상선)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에서 참석자들이 '알헤시라스'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 대통령 “12척의 배, 충무공처럼 해운 산업 위상 되살릴 것”

이날 명명식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했다”며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띄웠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늘 명명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400여년 전 충무공께서 ‘열두 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합니다. 이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란 송사와 함께 명명줄을 절단했다.

이 밖에도 이날 명명식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돌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국내 조선 3사와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2만4,000TEU급은 이번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9월말까지 1, 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 및 삼성중공업으로부터 각각 6척과 5척을 추가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 받을 예정이다.

첫 선박의 이름인 알헤시라스는 스페인 항구에서 따왔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유럽과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와 아시아, 북미를 잇는 동서항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지중해·북유럽·북미까지 이어지는 최적의 환적항이자 전략적 물류 거점이다. HMM은 2017년 이 터미널을 인수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2만4천TEU급)의 모습. 왕태석 선임기자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2만4천TEU급)의 모습. 왕태석 선임기자

◇초코파이 가득 실으면 70억개… 에펠탑보다 길어

‘세계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번 선박의 위용은 대단하다. 종전 최대 컨테이너선은 MSC사에서 보유한 208TEU급이다.

HMM에 따르면 알헤시라스호에 실을 수 있는 가로 6m, 길이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2만4,000개를 일렬로 이으면 144㎞로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직선거리에 해당한다. 또 이 배에 초코파이만 싣는다면, 전 세계 인구가 1개씩 먹을 수 있는 총 70억개를 실을 수 있다. 라면은 5억5,000만개로,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4일동안 라면만 먹어도 될 정도의 분량이다. 선박의 길이는 399.9m로 여의도 63빌딩(264m)과 파리의 에펠탑(320m)보다 길다.

큰 규모에 비해 승무원은 기존에 운영되던 3,000~4,000TEU급과 같은 23명으로 운항 가능하다. 연료비 절감효과와 비용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 된 선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재훈 HMM 대표는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협력을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면서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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