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中이 美 내부에 가짜뉴스 퍼뜨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이 사태를 은폐하기 위해 바이러스 샘플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비밀요원들이 미국 내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려 내부 불안을 조장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코로나19 책임론을 부각하는 미국의 파상공세가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보고한 후에도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여전히 샘플을 공유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바이러스 샘플을 없애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15일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한 연구원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WHO와 살아있는 바이러스 샘플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발언은 그간 미국이 제기해 온 ‘중국 은폐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퍼질 때까지 한 달 동안 ‘사람간 전염’이 지속되고 있다는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재차 중국의 부실 대응을 질타했다. FT는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을 두고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은폐했다는 미국의 거듭된 비난에 새로운 디테일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을 향한 언론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비밀요원들이 미국에 혼란을 가중시킬 목적으로 허위정보를 고의로 퍼뜨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 국토안보부에서 받은 글’이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곧 나라 전체를 봉쇄한다. 약탈과 폭동에 대비해 군인들에게 당장 출동 준비를 하라는 지시가 곧 내려진다”는 내용이다. NYT는 “미 당국자들은 중국이 미국 내부에 불안과 공포를 조장해 정치적 분열을 꾀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평했다.
코로나19 책임 소재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NYT 보도에 대해 “반박할 가치도 없다”는 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미 보안당국은 주미 중국 외교단을 가짜뉴스 유포의 배후로 지목하고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21일 미주리주(州)는 중국에 코로나19 확산의 법적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18일 중국 당국의 ‘불투명성’을 구실 삼아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소비를 재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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