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시도지사 “충청인 자존심 무너졌다”
“2027유니버시아드나 2034년 아시안게임 재도전”
충청권 4개 시도가 공을 들인 2030년 하계 아시안게임 유치 운동이 유치의향서 를 제출해보지도 못한 채 무산되자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4개 시도지사는 한목소리로 “충청인의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대전ㆍ세종ㆍ충남ㆍ충북 시도지사는 23일 ‘560만 충청인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공동 입장문에서 “역사상 첫 국제대회를 원한 충청인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꺾였다. 아시안게임 유치로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했던 충청인의 희망도 날아갔다”고 허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이번 아시안게임 유치 실패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충청권에 대한 무관심과 배려 부족 때문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라고 볼멘소리도 했다.
이들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유치의향서조차 제출하지 못한 과정에 불만과 의문을 드러냈다.
4개 시도에 따르면 OCA는 ‘4월 22일까지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지난 1월 23일 각 국가올림픽위원회에 보냈다.
대한체육회는 곧 바로 공모를 통해 국내 후보도시 선정에 들어갔고, 충청권 4개 시도는 기본계획 수립과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서두른 끝에 이달 10일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됐다.
충청권은 1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회유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정부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대회 개최계획서의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4개 시도는 계획서를 일부 보완해 제출하면서 “미비한 부분은 추후 보완할 테니 OCA에 유치의향서를 낼 수 있도록 우선 대회유치 승인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재차 보완을 요구하며 승인을 하지 않아 유치의향서 제출마감 기한인 22일을 넘기고 말았고, 결국 아시안게임 유치는 무산되고 말았다.
충청권을 대표해 대회 유치신청을 했던 충북도 관계자는 “보통 대회 개최 8년 전쯤 유치신청을 받던 OCA가 이번에는 2년이나 일정을 앞당기는 바람에 시간이 촉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유치의향서조차 내보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가 확정됐고, 현재 정부가 2032년 남북 공동 하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는 등 비슷한 시기에 국제 행사가 겹치는 것에 대해 정부가 부담을 느낀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다.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 무산에도 불구, 4개 시도는 충청권 최초의 국제대회 개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027년 유니버시아드나 2034년 아시안게임 등 다른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충청권의 국제대회 유치 열망은 아직 식지 않았다. 560만 충청인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해 2월 대전에서 아시안게임 유치 협약을 체결한 후 공동으로 유치 활동을 벌여 왔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