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노동절 황금연휴 9,000만명 이동 예상
청명절 연휴 매출 80% 급감, 소비 촉진 시급
대규모 핵산검사, 해외여행 자제 등 대응 부심
중국이 내달 1일 시작되는 닷새간의 노동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방역의 고삐가 풀릴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해외여행 자제 요청, 대규모 핵산검사 등 집단감염에 대비하는 가운데 일부 지방정부는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을 아예 금지하고 나섰다.
온라인 여행업체 씨트립은 23일 이번 노동절 연휴에 교통량과 여행건수가 이달 초 사흘간의 청명절 연휴에 비해 각각 353% 와 282%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동 인구도 9,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관광아카데미에 따르면 청명절 연휴 여행 매출은 전년 대비 80% 급감한 만큼 국내총생산(GDP)의 58%를 차지하는 내수 진작을 위해선 노동절 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지갑을 열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마침 올해는 노동절 연휴가 12년만에 닷새로 늘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선 최근 미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으로 인해 병원 의료진과 이웃 등 78명이 감염됐다. 무증상 감염자인 이 여성 유학생은 지난 5일부터 나흘간 상하이를 방문해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상하이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중국 정부는 하얼빈 주민을 포함한 대규모 핵산 검사를 통해 방역 수준을 높일 방침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3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날 코로나19 대응 영도소조 회의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외출과 여행 급증에 대한 방제를 강화하라”며 폭넓은 핵산ㆍ항체검사 실시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문화부와 국가보건위원회는 “국내 관광지는 실외공간만 개방하고 수용 인원의 30%를 초과해선 안 된다”고 공지했다. 또 여행지에선 가급적 도시락을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외교부는 해외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허난성 등에선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이나 친척 방문을 금지하는 조치까지 내렸다.
감염병 전문가인 장원홍(張文宏) 푸단대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5월 연휴에 밖에 나가 놀고 싶고 경제도 살려야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교차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항상 마스크를 쓰고 실내공간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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