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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부겸들’의 정치를 기대한다

입력
2020.04.2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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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범어사거리 김부겸 사무실로 가주세요” 했더니 기사분이 “김부겸 이번엔 안된다”고 하면서 “문 대통령이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 대구를 생지옥으로 만들었고 대구를 봉쇄하려고 했다”며 격한 노기를 보였다.

“정부와 민주당, 김부겸이 대구 시민을 위하여 1조 400억 원의 긴급 예산을 배정하고 총리가 상주하며 최선을 다해 대구를 돕지 않았느냐?” 반문을 했더니 “병 주고 약 주는 거다, 10조 원을 줘도 고맙지 않다”고 일갈하였다.

주호영 후보는 선거 유세와 TV 토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생지옥으로 만들었다”고 김부겸을 공격하였고,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사회주의국가로 개헌을 할 것이니 막아야 한다” 는 흑색선전이 더 해지면서 김부겸에 대한 지지는 급전직하 했다.

결국, 영, 호남의 지역주의,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과 대립을 타파하고 공존과 화합의 정치를 하여야 한다는 신념의 실천을 위하여 꽃길을 버리고 가시밭길을 선택한 김부겸은 또 한 번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부겸의 인물됨이 상대 후보보다 뛰어나고 대구ㆍ경북을 대표하는 정치인” 이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서 변방 세력이 되었다는 박탈감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개심으로 확대 재생산한 대구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와 대구를 연결하는 탯줄인 김부겸을 끊는 자해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였다.

대구를 일본 영토로 편입 시키자는 주장을 비롯하여 비웃음과 비난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도 영남은 전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출마하여 평균 20~30% 대의 지지를 얻었고 7명이 당선되었으나 호남에서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변변히 출마조차 하지 못 할 정도로 편협하지 않았느냐”는 대구ㆍ경북의 항변도 일견 공감이 가지만 ‘지역감정’ 이라는 망령의 환생과 이 망국병의 확산이 우려 된다. 동족 수백만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끊임없이 도발과 테러를 자행한 김일성의 후예들과도 화해 협력을 하는데, 영남과 호남, 진보와 보수 간에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켜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공공의 적’들의 대거 출몰도 우려된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역대 최약체인 보수 야당을 상대로 의석수에서는 대승을 거두었으나, 그 표 차이는 243만 148 표로 8%에 불과하였다. 국민의 절반 정도는 진보이며 절반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확연히 보여주는 이 수치는 ‘김부겸의 공존과 화합의 정치’ 가 필요한 이유를 웅변하고 있다.

코로나 19는 세계 경제와 정치 질서를 재편할 것 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중국에 진출했던 자국 기업들의 이전 비용 전액을 부담하면서 ‘리쇼어링’ 조치를 시작하였다. 국가 간 자유 무역과 시장질서의 재편, 자국 중심주의 확대는 해외 의존도가 67% 이상인 대한민국 경제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게 한다. 국가의 역량을 총 결집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활로를 준비하여야 하는 시기에 동쪽은 분홍색, 서쪽은 파란색으로 나누어진 대한민국 정치 지형도는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오게 한다. 공존과 화합의 정치를 실천하는 ‘김부겸들’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시절이다.

정국교 18대 국회의원, 부국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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