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각 팀의 신인급 5선발 내정자들의 투구 내용이 심상치 않다. 자체 청백전은 물론 팀간 연습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올 시즌 깜짝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KT 5선발로 낙점된 새내기 소형준(19)이다. 소형준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5피안타)으로 호투했다. 6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4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이강철 KT감독도 “한 경기로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병살타 유도 및 볼넷 이후 위기관리 능력 등 신인답지 않은 보습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이제 막 실전 한 경기에 등판했을 뿐이지만 야구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슈퍼 루키’ 가능성까지 나온다. 이미 자체 청백전에서는 5경기에서 나서 18이닝 동안 평균 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한껏 높인 상태다. 소형준은 “(장)성우 형의 리드대로 던졌을 뿐”이라며 “아직 확실한 결정구가 없다. 보완해야 한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등판 후 컨디션 관리와 회복 방법에 대해 연구 중이다. (배)제성이 형 루틴을 어깨 너머로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 2년 차 사이드암 파이어볼러 서준원(20ㆍ롯데)도 지난해 선발 경험을 살려 이번 시즌에도 선발진 한 자리에 도전장을 냈다. 서준원은 같은 날 창원구장에서 열린 NC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실점 없이 5이닝을 버텼다. 예정 투구수(80개)보다 적은 70개의 공을 던지면서 안타는 하나만 맞았고 사사구는 내주지 않았다. 무엇보다 첫 경기부터 최고 구속 150㎞를 찍으며 구위를 과시했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시작해 선발 경험도 했는데, 16경기 4승 9패(5.45)로 기대에 못 미쳤다. 팀 청백전에서도 11이닝 6실점(4.91)에 그쳤지만, 21일 좋은 기억을 전환점으로 선발 경쟁 구도에서 앞서 간다는 각오다.
‘6년차 무명’ 이상규(24ㆍLG)도 청백전에서 보인 강속구를 연습경기에서도 고스란히 선보이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상규는 이날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51㎞를 찍으며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호투했다. 2015년 전체 70순위로 LG에 지명된 그는 1군 등판 기록이 지난해 단 한 경기(0.1이닝) 뿐이다. 이상규는 “내가 언제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 볼까 싶었는데 진짜 이뤄졌다. 정말 꿈만 같다”면서 “아직 보여드릴 모습도 많고 보완할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5선발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이지만, 그간 팀 승리보다는 에이스들의 휴식기를 맞춰주기 위한 ‘대체 선발’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올 시즌 쏠쏠한 활약 가능성을 보이면서 팬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