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美 캘리포니아서 온라인 협약
국내 시스템반도체 분야 스타트업ㆍ벤처기업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암(Arm)의 지적재산(IP)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Arm과 서울대학교, 벤처기업협회와 ‘자상한 기업’ 온라인 업무협약을 했다고 22일 밝혔다.
자상한 기업은 대기업이 가진 기술과 인프라를 중소기업과 공유하고 자발적으로 상생 협력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네이버, 포스코 등 11개 기업이 선정됐는데 해외 기업은 Arm이 처음이다.
Arm은 삼성전자나 퀄컴, 애플, 화웨이 등 전 세계 유력 기술기업에 반도체 설계도를 만들어 판다. 직접 칩을 제조하지는 않고 기술에 대한 IP만 만들고 이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검증된 IP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높은 IP 비용은 국내 스타트업ㆍ벤처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중기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Arm의 설계 패키지인 ‘개발지원 프로그램(Flexible Access)’ 사용계약이 체결돼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서울대학교와 함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유망 기업을 발굴해 기술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은 국내에서, 사이먼 시거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 약 9,000km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협약서에 각각 서명했다. 중기부 측은 “국내 중소기업 다이얼커뮤니케이션즈의 온라인 화상 기술을 활용해 협약을 진행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코로나19는 비대면 확산 등 디지털 경제로의 급격한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며 “첫 번째 글로벌 자상한 기업 협약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의 혁신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먼 시거스 Arm CEO도 “협업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이 성공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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