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관광객 마스크 꼭 써달라” 방역 강화 방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맞춤형 방역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다시 긴장 모드로 돌아섰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22일 제주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30일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다음달 1일 노동절, 2~3일 주말, 5일 어린이날까지 휴일이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김포와 제주를 잇는 항공편 예약률은 80% 이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연휴 첫날인 30일 김포발 제주행 노선 예약률은 90%를 넘어섰다. 제주행 항공수요가 늘면서 코로나19 여파로 1만~2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제주-김포 항공권 가격도 예년과 비슷한 7만~12만원대 수준을 회복했다.
도내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제주 방문 1일 내국인 관광객 수는 평일 1만3,000명, 주말 1만6,0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황금연휴 기간에는 예년 수준인 4만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만4,00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황금연휴 기간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신종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골프장과 숙박시설 등도 반짝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 제주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제주 등 특급호텔의 평균 객실 예약률은 70%대를 기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30%대까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오른 셈이다.
도내 28개 골프장 예약은 이미 끝난 상황이다. 일부 골프장은 밀려드는 예약에 대기 순번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남아 등 해외 골프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골프 관광객들이 제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황금연휴를 맞아 관광객이 대거로 입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는 신종 코로나 차단 방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제주의 관문인 공항과 항만의 방역을 평소보다 강화하고, 제주공항 선별진료소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해 유증상 국내 입도객도 제주시내 선별진료소가 아닌 공항에서 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제주도립미술관 등 관광지 29곳의 폐쇄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자칫 방심하면 그 동안의 노력이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며 “관광객들도 제주 방문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유증상자나 해외방문 이력이 있으면 입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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