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딸 조모씨가 실험에 참여하기 전부터 지도교수의 제안에 따라 논문초록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임정엽 부장)는 22일 당시 공주대 생명과학과 대학원생 최모(35)씨와 그의 지도교수 김모(58)씨를 증인으로 불러 조씨의 공주대 인턴 활동에 대해 물었다. 당시 석사과정 2학년이었던 최씨는 조씨가 제3저자로 등록된 논문초록의 제1저자다.
최씨는 2009년 4월 김 교수의 제안에 따라 고등학생이던 조씨를 제3저자로 넣은 논문초록을 일본 학회 측에 제출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 이전엔 조씨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 학생이 그 해 8월에 열릴 일본 학회에 가고 싶어하는데 그냥 갈 수는 없으니 이름을 넣은 초록을 먼저 보낸 후, 일을 같이 하는 것으로 교수와 상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씨는 “논문이 아닌 학회 포스터 발표이기 때문에 당시에는 큰 문제가 안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초록 제출 이후부터 일본 학회 참석 전까지 조씨로부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조씨가 1~5% 정도는 연구에 기여했다고 했다. 최씨는 “조씨는 주말에 연구실에 나와 조류들이 죽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바닷물을 갈아주는 일을 했는데 이게 실험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실험에 기여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씨가 물갈이를 한 횟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5회 미만인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조씨가 일본 학회에서 열린 포스터 발표에 동석해 최씨가 실험 내용을 영어로 설명하다가 막히면 한두 단어 얘기해 준 사실은 있으나 초록이나 포스터 수정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조씨가 기여한 바 없이 저자로 등재됐음을 인정했다. 조씨가 연구실에 온 횟수나 실제 활동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조씨의 공주대 체험활동 확인서도 모두 허위라고 시인했다. 김 교수는 “학생이 와서 써 달라기에 기간도 확인 않고 허드렛일 한 것을 너무 과장되게 써 줬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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