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0㎏, 2016년 130㎏… 점점 불어나
폭음, 폭식, 흡연 즐기고 불면증 시달리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CNN의 20일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가 “김 위원장이 지방 체류 중”이라고 확인했다. CNN의 보도는 “최근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다”는 북한 전문 매체의 ‘건강 이상설’ 보도가 와전되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과거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두문불출이 반드시 ‘건강 이상’ 때문만은 아닐 텐데도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는 데에는 갈수록 비대해진 그의 몸집이 한몫을 했다. 보도 영상 등에서 빠지지 않는 흡연 장면도 이 같은 ‘설’을 거든다.
2012년 집권 당시만 해도 비교적 준수한 몸매를 지녔던 김 위원장은 2014년부터 배가 과도하게 나오고 얼굴 살이 ‘빵빵’해지는 등 신체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주민들이 추앙하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일부러 몸을 불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2016년 7월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 관계자는 “김정은의 몸무게가 2012년에 90㎏, 2014년 120㎏, 2016년에는 130㎏으로 추정된다”며 “김위원장이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과 폭음, 폭식, 흡연을 일삼고 있어 성인병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건강이 한반도 정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국가정보원은 몇 년 전부터 김 위원장의 체형 변화 및 건강 상태를 3D 분석을 통해 관측하고 걸음걸이와 몸짓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8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에 대해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는 경우는 주로 나타나야 할 자리에 불참하거나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 기간이 오래 지속될 경우다. ‘김일성의 재림’인 양 집권 후 북한 곳곳을 활발하게 시찰하던 김 위원장이 2014년 9월초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하고 언론에서마저 자취를 감췄을 때도 그랬다. 당시 정신병이 있다거나 혈관계 질환 등 가족력 때문에 3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등의 소문이 무성했다. 사진상에 나타난 부은 얼굴과 손등이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이후 41일 만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다리가 불편한 듯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후에 이 기간 발목 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태양절(김일성의 생일)인 지난 15일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을 두고도 여러 추측 보도가 나왔다. 매해 빼놓지 않고 참석하던 행사였기에 그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으나 세간의 관심은 이날 나온 ‘심혈관계 시술’이나 ‘수술 후 중태’ 등 건강 이상설에 여지없이 쏠렸다.
CNN은 이날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 브루스 클링너의 말을 빌려 “몇 년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 대한 허위 소문이 많이 있었다.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슬쩍 발을 뺐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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