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부품업체들의 줄도산은 시간문제입니다.”
21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동차 업계 간담회.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재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기 화성 소재의 2차 협력업체 대표 A씨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자동차 업계의 납품 구조는 2차 협력사가 1차 협력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1차 협력사가 이를 가공해 완성차 업체에 전달하는 형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성 장관이 완성차 업체 및 1,2차 부품업체 대표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 만큼, 요즘 자동차 업계 상황은 최악이다.
이날 자동차 부품 업계의 목소리는 정부의 시급한 유동성 지원으로 모아졌다. 인천 소재 1차 협력사 대표는 “한국 자동차 업계가 ‘안전지대’란 사람도 있는데 내막을 모르는 소리”라며 “50~70%가 수출 물량인데 수출이 안 되니까 곧 현금 흐름이 꽉 막힐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완성차 수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45.8%나 급감했다. 지난 16일 기준 폭스바겐, BMW 등 전 세계 자동차 공장의 77.3%가 가동 중단 상황인 상황을 고려하면 수출 절벽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경기 안성 소재 1차 협력업체 대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대출금 만기연장은 기본이다”며 “추가로 유동성 공급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도 “1분기에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본 게 소상공인이라면 2분기는 제조업 차례”라며 “지금까지 정부 대책 중 피부에 와 닿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동차 업계는 현행 개별소비세 감면 외에 추가로 취득세 감면과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도 요청했다. 이에 성 장관은 “지원 대책 마련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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