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우울감을 느끼는 축구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올스톱 되면서 생계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20일(현지시간)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축구 선수 비율이 2배 가량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며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동 제한령 등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Fifpro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6개국 프로 축구선수 1,60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여자 선수는 468명 중 22%, 남자 선수는 1,134명 중 13%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불안 증세는 여자 선수가 18%, 남자 선수가 16%정도 호소했다. 지난해 12월과 1월에 3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자 선수는 11%, 남자 선수는 6%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Fifpro의 의료 책임자 빈센트 구트바르 박사는 “비록 표본 집단의 수가 다르지만, 결과는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
Fifpro는 갑작스레 찾아온 ‘불안한 미래’가 우울감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고액 연봉을 받는 톱스타들은 경기가 사라져도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다른 선수들은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요나스 바에르 호프만 Fifpro 사무총장은 “보통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계약 기간이 2년 미만이고, 신체적 능력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한다”며 “이런 사람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해 불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 없이 홀로 코로나19 사태를 견뎌내야 한다는 점도 이유로 함께 지적됐다.
구트바르 박사는 “젊은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활동이 중단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됨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맞닥뜨리게 됐다”면서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선수들은 주변인이나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프만 사무총장 역시 “안전한 환경에서 축구를 다시 할 수 있게 돼야만 선수들의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다시 치르게 되면 선수들의 걱정과 불안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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