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한차례 구속영장 기각 논란, 재청구 끝에 발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10대 여성에게 접근, 성폭행한 뒤 불법 촬영까지 한 30대 남성이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가 논란이 된 후 구속됐다. 앞서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한차례 기각한 바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지난 17일 이 같은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외국에 서버를 둔 SNS에서 10대 여성 B씨에 접근해 만난 뒤 성적 학대를 하고 동영상을 찍는 등 음란물을 제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기간이나 방법 등 피의사실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밝히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에 대해 “도주 우려가 없고 방어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46개 여성단체는 지난 13일 부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법원이 랜덤채팅으로 아동에게 접근해 성폭행하고, 불법 영상을 찍은 가해자의 주거지가 불명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음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보강 수사를 진행했고, 검찰이 이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A씨를 구속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구속 수사하지 않을 경우 증거가 인멸되거나 불법 촬영물이 계속 퍼져 나갈 수 있다”면서 “이 같은 현실과 법원의 현실에 대한 인식에 괴리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10대 여성을 상대로 SNS에서 음란행위를 강요하고 성 희롱한 20대 남성을 앞서 구속했으며 또 다른 가해자들의 뒤를 쫓고 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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