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 공천에서 경쟁자 잘라 버려… 인간적 도리 아냐”
미래통합당은 4ㆍ15 총선에서 왜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을까. 대표적인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공천 문제부터 당대표의 리더십 부재 등 모든 것이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분석했다.
전 변호사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통합당의 패배 원인에 대해 “이번에 코로나19 쓰나미가 성패를 갈랐고, 무엇보다 통합당의 자해 공천이 정말 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리한 지역, 안방 같은 지역에는 경선을 붙여야 하고, 컷오프도 자의적으로 하면 안 된다”며 “공천관리위원회의 역할은 경선에 나갈 사람 중 보수당 후보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 딱 하나인데, 공관위가 공천심사를 해 버리고, 안방 지역에 하나같이 전략 공천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원래 자기들이 우세한 지역에 경선을 하면 새로운 정치적 스타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는 효과가 있다”며 “새로운 정치적 스타를 만들어 내야 컨벤션 효과가 선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 공천에 정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다 전략 공천을 해버렸는데, 거기에도 문제가 있어서 나중에 공천을 취소할 정도가 아니었냐”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황교안 전 대표도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이분이 그 동안 단식도 하고 삭발도 하고 애를 많이 쓴 건 이해를 한다”면서도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전 변호사는 황 대표가 공천에서 대선 주자 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인물을 전부 배제했다고 봤다. 그는 “당시 홍준표 후보가 양산까지 갔는데, 끝내 컷오프를 해 버렸다”며 “이건 정치적 배신이기 이전에 인간적 도리를 못한 거고, 이런 식의 공천은 자기 경쟁자를 다 잘라버린 게 아니냐는 생각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또 황 대표의 행동과 태도도 문제 삼았다. 화법, 걸음걸이 등에서 관료 티가 묻어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황 대표가 당 대표실에서 나와 국회 복도를 걷는 걸 보면 거드름이 몸에 배있다”며 “지금 같은 화법, 걸음걸이, 행동 등 보이는 자체가 20대, 30대 젊은이들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고 쓴 소리를 냈다. 이어 “평소 지하철을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이 선거 직전에 지하철에 올라타서 시민과 대화를 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덧붙였다.
그는 “핑크색을 당의 상징색으로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다. 이걸 누가 추천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며 “당 정체성과 아무런 상관없는 색이다. 빨간색은 원래 좌파 공산주의 색깔이지 않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보수가 정말 코미디가 됐는데 지금은 방법이 없다”며 “제일 먼저 정체성부터 찾고 이제는 나서지 않을 사람은 안 나서야 된다. 안 그러면 모두 다 파멸하는 거다”라고 경고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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