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에 문을 연 음악 방송의 변화가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의 음악 프로그램 출연진 중 눈에 띄는 이름은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이다. 임영웅이 ‘이제 나만 믿어요’로 MBC ‘쇼! 음악중심’에 나선 데 이어 영탁과 이찬원도 ‘쇼! 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고 있다. 입상자뿐만 아니라 이대원 등 출신 가수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이런 트로트 가수들의 출연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그 다음 주로도 이어지는 이유는 무대 영상 조회수에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쇼! 음악중심’에서 공개된 11일자 방송의 동영상 조회수 TOP 3는 영탁 임영웅, 그리고 영탁과 임영웅의 ‘옛사랑’ 듀엣 무대가 차지했다. 지난 4일 방송에서 펼쳐진 임영웅의 ‘이제 나만 믿어요’ 무대 영상은 21일 오후 기준 네이버TV에서만 147만 5000뷰를 넘어섰다. 댓글 역시 4만 건을 돌파했고, 이를 통해 임영웅과 ‘미스터트롯’의 인기와 화제성이 또 한번 검증됐다.
‘조회수 효자’들에 대해 음악 방송은 색다른 편집 방향으로도 애정을 드러냈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의 무대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트로트 장르의 곡으로 꾸며지는 만큼 다른 아이돌 가수들의 무대와 비교해 2배 가량 큰 자막 크기를 자랑한다. 네티즌들은 이를 캡처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했고, 센스에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변화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 가요 관계자는 “음악 방송에 출연하려면 대개 페이스 미팅을 거쳐야 하는데 그간 다른 장르와 비교해 트로트 가수가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에는 ‘미스터트롯’의 인기가 높고,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섭외 요청도 쇄도해 트로트 가수의 출연이 이어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음악 방송 출연진 구성은 담당 PD의 권한이다. 편성 시간이 한정돼 있기에 활동 중인 가수들 가운데 몇몇 팀만이 출연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제는 '미스터트롯'도 중요한 출연 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가 쉽고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을 이점으로 바라본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앞서 ‘더쇼’에 황윤성 나태주가 박상철의 노래로 출연했고, 영탁 이찬원은 ‘미스터트롯’ 경연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트로트의 특성을 살리면서 전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다는 스타성이 섭외의 이유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미스트롯’ 진 송가인의 음악 방송 도장깨기가 올해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로 이어지고 있다.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 또한 경연 이후 각자의 새 앨범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미스터트롯’ 진선미에게 문을 연 음악 방송이 더 많은 트로트 가수들과 함께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어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