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ㆍ총선으로 미뤄졌다 재개
2분기 물량 작년보다 30% 증가
대구 ‘힐스테이트 도원’ 72:1 등
청약 경쟁률 높고 분양가도 올라

부동산 시장에 모처럼 분양 대목이 찾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21대 국회의원 선거, 주택 청약시스템 이관 등을 이유로 미뤄온 물량이 올 2분기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온도 차가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중한 옥석 가리기를 조언한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올해 2분기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11만7,028가구(임대아파트 포함)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실적인 9만2,775가구와 비교하면 30%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만658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과 부산이 각각 1만3,976가구와 1만3,137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2분기에 청약이 몰린 것은 병목현상이 해소되고 있어서다. 이달 분양예정 물량은 2월 말 조사(4만5,595가구) 때보다 9,816가구 더 늘었다. 코로나19로 일정이 지연된 탓인데, 강원 속초시 ‘속초디오션자이’와 충남 천안시 ‘성성레이크시티두산위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기에 총선도 분양시장 위축에 한몫 했다. 통상 대형 선거가 있는 시기에는 분양물량이 줄어든다. 청약 수요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더 늦출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른 데다 때마침 20일부터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나마 완화됐다.
이미 분양시장은 서서히 재개되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전국 9개 단지에서 5,288가구가 분양된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목동’을 비롯해 경기 수원시 망포동 ‘영통자이’와 수원시 조원동 ‘더샵광교산퍼스트파크’가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호반써밋목동’은 신정2-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로 238가구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된다. ‘영통자이’는 망포5택지개발지구에 전용면적 59~75㎡ 653가구를 공급한다.
![[저작권 한국일보]2분기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 강준구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4/20/202004201895056972_6.jpg)
일부 지역의 경우 높은 청약 경쟁률로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중구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은 지난 16일 1순위 청약에서 전용면적 84.99㎡A 101가구에 7,293명이 몰려 72.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수성구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 또한 지난 14일 121가구 일반분양에 2,733명이 몰려 평균 22.5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구에서 총 1만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분양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서울 및 수도권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 간 평균 분양가격은 전월 대비 1.25% 상승해 1㎡당 558만8,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인천은 같은 기간 4.30% 오르며 1㎡당 분양가격이 426만원에 달했다.
다만 지역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및 광역시에 비해 지방 아파트단지는 청약 경쟁률은 다소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과 인천ㆍ경기권의 예상분양률은 80%대(서울 86.9%, 인천ㆍ경기권 85.7%)를 기록했다. 반면 광역시 권역은 70%대, 제주권과 강원권은 그보다 낮은 50~60% 수준에 머물렀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강원권은 당분간 분양여건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3개월 추가 유예되면서 재건축 단지들은 숨고르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당초 이달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과 은평구 증산2구역, 수색6ㆍ7구역은 분양시기를 7월로 미뤘고, 경기 광명시 ‘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는 청약을 다음달로 연기했다. 코로나19로 재건축ㆍ재개발조합이 총회를 연기하고 있어, 일정이 다시 한 번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청약경쟁률과 주택 미분양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연초에 공급되지 않은 청약물량이 5~7월에 몰렸고,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기에 분양시장 수요자의 기대심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