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취 상태에서 주차된 벤틀리 차량을 발로 찬 남성이 경찰에서 “꿈을 꾼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수원 벤틀리 사건’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대학 휴학생인 A(25)씨는 지난 18일 오후 11시 40분쯤 경기 수원시 인계동 먹자골목에 있던 B(23)씨 소유의 벤틀리 승용차를 발로 수차례 걷어찼다.
A씨가 발로 찬 차량은 2014년식 벤틀리 컨티넨탈GT 모델로 차량 가격만 수 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주인 B씨는 렌터카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승용차 조수석 문이 파손됐고, 그 충격으로 조수석 창문이 금이 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모습은 SNS에 30초 분량으로 올라와 급속도로 확산됐다. SNS에는 ‘수원 익명 대신 말해드립니다’라는 내용으로 술에 취한 해 한 남성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벤틀리 차량을 마구 발길질 하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차량 문을 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일 어떤 후회를 하려고 저럴까”, “발길질 몇 번에 인생 망가지겠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어 A씨는 차주인 B씨가 내리자 “좋은 차 타니까 좋냐”며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폭행까지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 인계파출소로 이송,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술에 깰 때까지 대기시키는 과정에서 A씨가 난동을 부리자 수갑을 채우는 등 안정을 취해다록 한 뒤 19일 오전 6시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술에 너무 취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경찰이 수갑을 채운 것도) 꿈에서 수갑을 차는 꿈을 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평소 주량이 소중 1병~1병 반 정도 되는데 이날 친구 3~4명이서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친구들과 헤어졌는지, 길을 잃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만취된 상태에서 벤틀리 차량을 발로 찬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본인은 정말 자기가 뭘 했는지도 모르고 파출소에서 대기하는 동안에도 잠도 자지 않고 횡설수설하고 수갑을 채웠는데 그걸 ‘꿈을 꿨다’고 진술하는 걸 보면서 기가 찼다”며 “일단 피의자는 조사를 마쳐 귀가했으며, 피해 금액 등은 내일까지 피해자 측에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피해 견적서를 제출하는 대로 관련 서류를 작성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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