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미담 사례 35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꼭 나쁜 소식만 가득했던 건 아니다. 전세계에서 이어진 미담들은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성을 볼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전세계에 창궐하기 시작하고 며칠 뒤, 타인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One Good Thing’(좋은 점 하나)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해 왔다”며 자사가 지난 3월 17일부터 소개한 전세계 미담 사례 35개를 되돌아봤다.
AP통신이 처음 소개한 소식은 10년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노르웨이의 싱글맘 모나 헬겔랜드(37) 이야기다. 생일을 맞은 자녀들이 코로나19로 자가 격리된 탓에 제대로 파티를 할 수 없게 되자, 헬겔랜드씨는 페이스북의 ‘무작위로 선행 베풀기’ 그룹 회원들에게 자녀들을 위한 생일 축하 카드를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수십 통의 카드가 알래스카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도착했다.
AP통신은 “길거리에 뉴올리언스 병원 의료진을 위한 감사 메시지를 수놓은 또 다른 사례에서 보듯, 35개의 선행은 모두 소소하지만 위대했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이나 음식도 주요한 미담 주제 중 하나였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한 소방관이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주민들을 위해 소방차 사다리에 올라 트럼펫을 연주하는 일이 있었다. 뉴욕의 한 요리사가 코로나19로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고령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 음식을 배달한다는 이야기가 공유되자, 후원이 쏟아진 사례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구호품 지원에 나선 이들도 많았다. 자전거로 고향 노인들에게 약을 배달한 이탈리아의 프로 사이클 선수 다비데 마르티넬리가 대표적이다.
AP통신은 “성인들만 선행에 나선 게 아니었다”며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지내는 방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홍보한 알래스카의 5세 아이 노바 나이트, 비행기 조종 실력을 이용해 버지니아 시골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한 16세 TJ 김도 영웅이었다”고 전했다.
소개된 사례 중에는 국내에서 일어난 선행도 있었다.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겠다며, 50년 가까이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장만한 파주 땅 3만3,000㎡(1만평, 임야, 시가 5억~7억원)을 조건 없이 기부한 구두수선공 김병록(61)씨 이야기다.
AP통신은 “콜롬비아부터 네팔, 이탈이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브라질, 이스라엘,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선행은 전 세계에서 돌고 돌았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베풀기는 더 늘었다”고 전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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