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당선
20일 장애인의 날,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 향상 위해 힘쓸 것”
“(안내견) 조이와 국회를 몇 차례 다녀왔는데 너무 좋아해요.”
4·15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예지(39) 당선인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다. 그는 장애인이면서 여성, 또 청년으로서 당선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국회 출입 여부를 놓고 김 당선인만큼이나 안내견 ‘조이’(4세·수컷)도 화제가 되고 있다.
김 당선인은 20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미래한국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조이와 국회에 몇 차례 다녀왔다”며 “조이가 국회 잔디밭도, 만나는 사람도 너무 좋아해 국회에 적응하는 데 별로 걱정은 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이는 에너지가 많고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라며 “이미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많이 받고 있고 국회에서도 조이를 환영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과 365일을 함께하며 눈이 되어 주는 조이는 지난 2018년 삼성화재로부터 기증받은 안내견이다. 지금까지 삼성으로부터 기증받은 안내견은 ‘창조’ ‘찬미’에 이어 조이가 세 번째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와 장애차별금지법 제4조에 따르면 안내견은 대중교통 이용은 물론 공공장소, 숙박시설, 식품접객업소 출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법 151조에는 회의장에 의원, 국무총리, 국무위원을 비롯해 의장이 허가한 사람 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고 정해져 있다.
때문에 국회는 국회의장이 조이의 출입을 허가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고 보고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안내견 출입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토할 필요 없이 당연하다”는 의견이 온라인과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거셌다.
김 당선인도 “국회사무처 담당 부서로부터 조이의 출입은 당연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들었다”며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당선인은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장애인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목표로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지원이 크게 줄어드는 만 65세 이상 장애인의 활동지원급여 서비스 확대, 장애인이 바라는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장애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문항 구축 등을 꼽았다. 그는 이 밖에도 “장애인의 이동권,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장애 예술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정책도 잊지 않았다. 김 당선인은 “동물 학대와 유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들쑥날쑥한 동물병원 진료비를 표준화하는 등 반려동물 복지와 보호자 책임감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내견과 반려동물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 당선자는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숙명여대 피아노과에 입학했다. 그는 2004년 명예 대통령상인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을 수상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 피바디 음대와 위스콘신 음대에서 각각 석ㆍ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