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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의 9988] 인류 역사의 99%는 채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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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의 9988] 인류 역사의 99%는 채식이었다

입력
2020.04.22 01: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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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김주영 기자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김주영 기자

많은 영양 및 역학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육식보다 채식을 주로 하면 각종 만성퇴행성질환의 발생 위험이 낮아지고 수명도 더 길어진다. 사실 원시시대와 고대 그리고 중세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 전체의 99%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인류는 채식을 주로 하는 식생활을 지속했다. 따라서 우리 몸의 유전자와 여러 생리학적 기능도 채식에 더 적절히 적응하게 돼 있다.

이후 경제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가 다른 동물들을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서 육류는 식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채식보다는 육류가 맛이 더 좋고 영양가가 더 높다는 있다는 인식도 확산됐다. 그러나 육류 중심 식생활이 자리잡으면서 그 후유증으로 인류는 이제 각종 만성퇴행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채식보다는 육류가 단백질을 비롯 각종 영양소가 더 풍부하고 몸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또 채식이라고 하면 주로 배추나 무 같은 채소만 연상한다. 그러나 채식은 각종 과일류와 콩, 견과류 등 다양한 식물에 기초를 둔 식품 전체를 섭취하는 것을 일컫는다.

단백질의 생물학적 구성도 육식과 채식에서 차이가 없다. 육식이든 채식이든 우리가 섭취한 단백질은 몸 속에서 소화돼 아미노산 12종으로 나뉜다. 특히 두류 단백질은 육류 단백질보다 더 다양한 아미노산의 원천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육류 단백질과 함께 얻는 지방은 주로 포화지방이어서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려 심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반면 곡식과 견과류를 통해 얻는 지방은 어류와 같은 불포화지방이어서 우리 몸에 도움을 줄 뿐 해가 되지 않는다. 각종 비타민과 영양소도 채소나 과일 그리고 곡식 등에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 영양보충제를 추가로 섭취할 필요도 없다.

오래 전부터 완전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사람(vegan)들이 있었다. 모든 생명은 경외로운 것인데 다른 생명을 죽여 식품으로 섭취한다는 것을 받아드릴 수 없다는 신념을 따르는 분들이다. 그러나 건강을 위한 채식주의는 각종 채식을 식생활의 중심으로 하고 가급적 육식을 줄이자고 하는 것이지 육식은 안 되고 채식만을 하자는 건 아니다. 육류는 줄이고 채식을 위주로 한 식생활이 건강의 비결이다. 고령자일수록 채식을 하면 복부 비만도 줄고, 몸도 가벼워지며, 장운동도 좋아져 건강증진과 수명연장에 도움이 된다.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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