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의 한 공원에서 카자흐스탄 남성이 동포 5명에게 집단 보복 폭행을 당하고 흉기에 찔린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피해자 동료들이 가해자들에게 집단 보복 폭행에 나설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 범죄 현장 주변 등에 경찰관들을 대거 배치해 범죄 예방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5분쯤 광주 광산구 월곡동 산정공원로에서 외국인들끼리 싸워 1명이 실신해 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15분 뒤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A씨가 허벅지 부분을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0시20분쯤 월곡동의 한 도로에서 A씨가 포함된 카자흐스탄인 6명이 또 다른 카자흐스탄인 B씨를 집단 폭행했다. 이에 B씨 동료 5명이 이날 오후 A씨를 찾아내 집단 보복 폭행을 한 뒤 미리 준비한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또 A씨 주변을 탐문하던 중 카자흐스탄인들이 A씨가 보복 폭행당한 데 앙심을 품고 B씨 동료들을 집단 보복 폭행할 것이라는 첩보를 수집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뿐만 아니라 경찰특공대와 기동대원 등 170여 명을 동원, 충돌 예방 및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경찰은 테이저건과 가스총 등으로 중무장을 했다. 경찰은 이날 밤 A씨 주변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여 B씨를 집단 폭행한 A씨 측 동료 4명을 특수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씨가 폭행 당한 장소인 산정근린공원 주변은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으로 평소 외국인들이 20~30여명씩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등 범죄 취약 지역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폭행 및 보복 폭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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