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야야 소크윙 소크윙~”
20년 만에 재탄생한 광고 속 CF송들이 화제다. 90년대 활동했던 혼성그룹 주주클럽과 이정현의 음악이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레트로(복고)’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전 연령대 소비자에게 반감이 없는 레트로 마케팅을 내세워 신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네치킨은 지난달 출시한 ‘소이크런치윙봉’의 광고에서 주주클럽이 1996년 발표한 곡 ‘16/20(열여섯 스물)’을 패러디해 광고 음악으로 활용했다. 당시에도 ‘아야야야 쇼킹쇼킹’은 중독성 있는 노랫말로 인기였는데, 이 부분을 ‘아야야야 소크윙 소크윙’으로 개사해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두 가지 버전의 이번 동영상은 현재 각각 130만건, 90만건 조회수를 올려 젊은 층은 물론 중ㆍ장년층의 마음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와’ ‘바꿔’ 등 1999년 테크노 댄스곡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은 ‘이정현 효과’도 만만치 않다. 안마의자 브랜드 바디프랜드는 ‘W냉온정수기 브레인’의 광고 모델로 이정현을 발탁해 지난달부터 광고를 내보냈다. 20년전 이정현이 선보였던 ‘와’의 비녀 패션과 새끼손가락 마이크, ‘바꿔’의 여전사 패션을 그대로 살렸다. 10, 20대 사이에서 ‘탑골 레이디 가가’로 불리는 이정현의 귀환이었다. 유튜브에선 두 버전 모두 100만건 넘는 조회수를 올렸고, 브랜드 검색량도 10배 이상 치솟았다. 판매량도 각 채널별로 4매 이상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레트로 만한 게 없다”며 “친숙한 접근으로 모든 연령대의 호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400번 젓기’ 레시피의 ‘달고나 커피’도 이색적인 맛을 추구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층을 강타하며 최근 유통업계의 꽃으로 부상했다. 올 초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달고나 커피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최근 뉴욕타임스도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 물을 넣고 저어서 만드는 음료”로 소개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관련 상품도 봇물 터지듯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 CU는 18일부터 마카롱과 크림케이크, 롤빵, 캔디 등 달고나 디저트 시리즈를 내놨다. 올 1분기 디저트 매출을 지난해 동기 대비 38.6% 신장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달고나 특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속내다.
음료업계도 달고나로 경쟁이 치열하다. 커피빈은 지난달 ‘달고나 크림 라떼’에 이어 최근 ‘달고나 크레이프’ 케이크를 출시했다. “신메뉴인 달고나 크림 라떼의 인기에 힘입어 디저트까지 내놨다”는 설명이다. 탐앤탐스도 최근 ‘크림 달고나 카페라떼’와 ‘크림 달고나 밀크티’를 출시해 ‘추억의 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레트로 상품으로 소비자 끌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오는 29일까지 70~80년대 문구점에서 팔던 펌프 경주마, 공기놀이 등 ‘추억의 문방구 놀이세트’와 ‘달고나 세트’를 판매한다. 맥심의 빨간 보온병, 델몬트 유리병, 칠성사이다 등 한정판 레트로 기획상품들도 준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쇼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마케팅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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