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웹툰 플랫폼 픽코마, 올해 흑자 전환할 것”
‘애들이나 보던 것’으로 치부되던 웹툰이 우리나라를 넘어 전세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만화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K-웹툰’이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카카오의 매출 효자 노릇까지 톡톡히 책임지고 있다.
카카오는 20일 출시 4주년을 맞는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낼 것으로 19일 전망했다. 3년 연속 거래액이 두 배씩 증가하는 고속성장을 이어온 덕분이다. 웹툰은 ‘무료 서비스’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카카오재팬이 서비스 초반 이용자 기반을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감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놀랄 만한 성적이다.
2016년 4월 첫선을 보인 픽코마는 서비스 시작 당시만 해도 일일 방문자 수가 수백명에 그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철저한 현지화와 더불어 ‘기다리면 무료(한 편을 보고 특정 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와 같은 효율적인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픽코마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현재는 전체 작품의 1.3%에 불과한 277개 웹툰의 하루 거래액이 3,196만엔(약 3억6,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다.
‘만화강국’이라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일본에서 국내 웹툰 서비스가 짧은 시간 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데는 특유의 모바일 친화적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등장한 웹툰은 만화책을 스캔해서 그대로 읽는 ‘디지털 만화’와 달리 세로 스크롤, 요일별 업로드 등을 특징으로 한다. 종이만화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일본이지만 점차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요 소비층이 되면서 모바일로 읽기 불편한 디지털 만화보다 웹툰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종이만화로 먼저 출판된 후 온라인으로 공개되던 기존 일본 만화와 달리 처음부터 모바일 독자만을 대상으로 공개한 전략이, 재미있는 콘텐츠에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공지능(AI)이 이용자에게 작품을 추천하는 기능은 열독률은 물론 유료결제 비율까지 높였다. 카카오 측은 “웹툰의 유행은 기존 종이만화를 즐기지 않던 1030세대 젊은 여성층까지 끌어들이면서 만화업계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픽코마의 선전으로 카카오의 올해 실적 향상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카카오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해 초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픽코마가 이제 일본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만화 플랫폼’으로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보면 된다”며 “웹툰을 비롯한 오리지널 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수익화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는 대만ㆍ중국ㆍ태국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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