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창단 멤버이자 주전 포수로 201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던 김태군(31)이 올해 낯선 자리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2017 시즌을 마친 뒤 경찰청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던 2019년, NC가 자유계약선수(FA)로 대형 포수 양의지(33)를 영입하면서 김태군은 백업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말 FA 자격을 얻어 새 팀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FA 시장의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원 소속팀과 4년 최대 13억원에 계약했다.
그래도 김태군은 애써 씩씩해 보이려 했다. 미국 스프링캠프 출발 전 “저 쉽게 안 죽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속은 타들어갔다.
김태군은 “지금 와서 하는 얘기지만 캠프 때 잠을 잘 못 잤다”며 “마음을 내려놓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보름 정도 지난 후 한번 더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미 지나간 일을 떠올리는 것보다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가정)을 생각했다”며 “마음을 편하게 하니 연습경기에서 결과도 잘 나왔다”고 덧붙였다.
2019년 8월 군 복무를 마치고 곧바로 1군에 합류한 김태군은 자신의 경기력에 실망했다. 수비는 견고하지만 고질적인 약점인 공격력이 나아지지 않았다. 제대 후 18경기에서 타율 0.182(22타수 4안타)에 그쳤다. 생산한 안타는 모두 단타였다. 김태군은 “제대한다는 자체가 좋고 새 야구장에 오는 것도 좋았는데 생각보다 경기 감각이 많이 부족했다”며 “2년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새 얼굴이 많아진 투수들과 호흡도 중요 과제다. 김태군은 “작년에 투수가 많이 바뀌어 놀랐다”면서 “캠프 때 투수 한 명, 한 명 돌아가며 받아보려고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승을 수확한 좌완 영건 구창모에 대해선 “군대 가기 전에 덜 다듬어진 느낌이었지만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 한번 다녀온 뒤 괜찮아졌다”며 “모든 선수가 대표팀에 갔다 오면 생각이나 운동하는 방식, 마인드가 많이 바뀐다.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많이 생각하고 연구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지웠다. 10개 구단 중 최고의 포수진(양의지 김태군 정범모 김형준)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은 NC의 일원으로 그는 “창단 때부터 고생했던 형들이나 동생들하고 우승컵 한번 들어보고 싶다. 다른 목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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