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달 국내 자동차 수출이 ‘반 토막’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른 자동차 생산, 수요 절벽의 심화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크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가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자동차 수출은 12만6,589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이 코로나19로 사실상 마비됐고 해외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된 탓이다.
수출 길이 좁아지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경우 생산 물량의 61%가 수출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완성차 업체에 부품과 자재를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당장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국내에는 약 9,000여개 정도 되는 자동차 부품업계가 있는데 이들은 2월부터 이어진 국내외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일시적 가동중단)’으로 매출이 최대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회는 설명했다.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임금 지불 유예와 삭감 등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등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부품업체들은 회사채 발행은 물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 상환도 어려운 상태다. 1차 부품업체의 부도가 2~3차 부품업체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연합회는 국내 완성차, 부품업계가 당장 필요한 유동성 규모가 33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에서부터 부품업체까지 한 곳이라도 유동성이 바닥나면 산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 특성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각국은 무제한에 가까운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긴급 대출은 심사가 오래 걸리는 시중은행에 맡기지 말고 중앙은행이나 국책은행이 직접 나서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오는 21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할 예정이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 자동차 관련 6개 단체의 연합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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