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출마를 위해 경남에서 떠난 김두관 당선자를 서운해했지요. 그러나 8년만에 낙향한 이번엔 힘있는 인물 키우려 찍어줬슴더….”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이 불출마한 경남 양산을 지역은 김두관 당선자가 재선 양산시장 출신인 나동연 미래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김 당선자는 비교적 당선이 유력했던 자신의 경기 김포갑 지역구를 당의 요청을 받고 포기했다. 남해군수로 출발해 도지사를 거치며 20년 넘게 경남에서 활동해온 그에게 현지 주민들이 다시 마음을 열지가 관건이었다.
1,500여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만큼 지난 18일 찾은 서창동과 동면, 양주동 현장은 여전히 평가가 엇갈렸다.
서창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모(56)씨는“지역연고도 없는 뜨내기 후보를 공천한 여당의 오만함을 심판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원색적인 톤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인근에서 만난 박모(49)씨는“국회의원은 지방의원과 달리 중앙무대에서 제대로 힘쓸 수 있는 사람이 돼야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민주당 김두관 당선자를 택했다”고 반응했다.
거리에서 만난 일부 주민들은 김 당선자를 ‘철새 공천’이라고 비아냥 대기도 했다. 한창 도지사로 지역발전을 기대한 시절 2년 만에 경남지사직을 그만둔 데 대한 부정적 기억이 배경이다.
반면 김 당선자를 지지했다는 동면의 서모(57)씨는“어느 쪽이든 당이 밥먹여 줍니까. 만년 삼산(부산·울산·양산)의 변방에서 교통중심지로 발전시켜 준다는 힘 있는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란 점이 작용했다는 반응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통합당 당원이라고 밝힌 양주동의 한모(61)씨는“똘똘 뭉쳐도 버거운 싸움인데 공천 과정에 실망한 많은 당원들이 당에 등을 돌리고 나서 당 조직력을 결집하지 못한 게 패배의 빌미가 됐다”고 전했다. 통합당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두관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섰다가 공천배제 되고 20대 총선에서 나섰던 후보들이 탈락하면서 적지 않은 잡음이 일었다.
서창동에서 만난 김모(63)씨는“이곳 출신이 아닌 김두환 당선자에 처음엔 거부감이 있었지만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광역철도 건설 같은 사업은 정부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김 당선자를 택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산=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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