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변인 “지치지 마시고 ‘꺼지지 않는 등불’ 되어 달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에 출마했다 낙선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절대 미안해하지 마시라”고 밝혔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이 유 이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메시지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그렇게 (정치 비평 은퇴)하지 마시고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끊임없이 노력하자’는 정중한 요청을 드리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번 총선에서 저의 낙선에 이사장님 발언이 영향을 미쳤을까 미안하다고 사과하셨다”며 “이사장님께서 왜 사과를 하시나. 낙선은 오로지 제 부족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사장님께서 미안해하거나 사과하실 일이 절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이사장님의 삶에 대해 오히려 제가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전 대변인은 “저의 목표는 4년 후가 아니라, 2년 후 정권재창출과 지방선거의 승리”라며 “지치지 마시고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달라”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총선 직전 논란이 인 자신의 ‘범진보 180석’ 발언에 책임을 느낀다며 지난 16일 총선 KBS 개표 방송에서 정치 비평을 그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음날인 17일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 마지막 방송에서 ‘범진보 180석’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일부 후보의 낙선에 영향을 줬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아들인다며 사과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김영춘(부산 부산진구갑)ㆍ박수현(공주ㆍ부여ㆍ청양)ㆍ남영희(인천 동구ㆍ미추홀을) 후보를 향해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171표 차이로 석패한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18일 “제 패배가 유시민 이사장 탓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옳지 않다”며 “저는 눈곱만큼도 유 이사장을 탓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 후보는 “유 이사장은 방송 과정에서 유튜브 댓글에 답변하기 위해 판세분석과 자신의 희망을 말한 것”이라며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서 증폭하고 왜곡하고 확대한 보수언론이 없었다면, 그 말은 그냥 유튜브 대화 중 기억되지 않는 한 부분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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