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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프로야구 없는 봄날

입력
2020.04.19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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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잠실야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텅 빈 잠실야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야구팀 간 연습경기 20게임이 21일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대결을 시작으로 27일까지 진행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기 위해 무관중 경기로 열린다. 그래도 그중 10개 게임은 야간 경기로 열리고 일부 게임은 스포츠전문 채널이 TV 중계를 한다니 프로야구 팬들의 갈증이 조금은 해소될 수 있게 됐다. 21일 최종 결정되겠지만, 5월 5일부터는 무관중을 무릅쓰고라도 프로야구가 시작될 가능성도 크다.

□ 3월 28일로 예정됐던 프로야구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일상에서 프로야구가 얼마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었는지 절감하게 된다. 프로야구 갈증을 달래려고 좋아하는 팀의 자체 청백전 녹화 동영상을 찾아서 보지만, 바닷물을 마신 것처럼 갈증만 더 심해진다. 타자가 잘 치면 투수가 약한지 고민되고, 투수가 잘 던지면 타자가 걱정이다. 후련한 장타를 뽑아내고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면, 혹 컨디션이 너무 빨리 올라와 정작 시즌 개막 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쏟아진다.

□ 경기 내용이나 선수 움직임뿐 아니라, 코로나19가 앗아간 오래된 일상에 대한 그리움도 몰려온다. 화창한 봄날 저녁, 모처럼 찾은 야구장을 물들이는 화려한 노을을 보고 싶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옆자리에 앉은 인연만으로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같은 팀을 응원하는 달콤한 연대감도 맛보고 싶다. 늦은 밤, 방금 본 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다시 누리기 위해 스포츠 채널의 하이라이트를 보고 또 보고 싶다. 온통 야구에 빠진 내 모습이 딱하다는 듯 쳐다보며 방으로 들어가는 아내의 뒷모습마저 그립다.

□ 우리처럼 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된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중계를 문의했다고 한다. 성사되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 코로나19에도 전국적 총선을 안전하게 치른 유일한 나라에 이어 또 한번 국가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1월 어느 날, 추위를 피해 고척돔에서 열리는 코리안시리즈를 즐기며 지난 봄 절실했던 야구를 향한 갈증을 웃으며 기억하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 경기에 나선 팀 중 하나가 내가 응원하는 팀이면 더 좋겠다.

정영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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