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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찝찝하지만 집에 있기 답답” 나들이객 몰린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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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찝찝하지만 집에 있기 답답” 나들이객 몰린 주말

입력
2020.04.18 16:16
수정
2020.04.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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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나들이객들이 돗자리를 편 채 음식 등을 먹으며 주말을 보내고 있다. 김현종 기자/2020-04-18(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나들이객들이 돗자리를 편 채 음식 등을 먹으며 주말을 보내고 있다. 김현종 기자/2020-04-18(한국일보)

“3개월 만에 나왔어요… 확진자도 줄고 날씨도 너무 좋아서요”

18일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현중(35)씨 부부는 4살 난 아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나왔다. 김씨 부부는 지난 1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된 후 줄곧 집과 직장, 어린이집만 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김씨는 “그간 집에만 있자니 아이와 가족 모두 지쳤다”며 “오늘은 근처 시댁에 들러 부모님도 뵐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마지막 주말인 이날 서울 한강 공원 등 주요 나들이 장소에 시민들이 몰렸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집에 머물기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오후 한국일보가 방문한 뚝섬한강공원엔 200여명의 나들이객이 돗자리를 편 채 봄날을 즐기고 있었다. 예년처럼 공원 전체가 돗자리로 빼곡히 들어차진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3월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은 시민들이 주말 나들이에 나선 듯 보였다.

시민들은 배드민턴을 치거나 음식을 시켜 먹는 등 오랜만의 외출을 마음껏 즐기는 모양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젊은 부부나 연인ㆍ친구와 온 20ㆍ30대 시민들이 가장 많았다. 자전거를 타거나 봄나물을 캐는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돗자리 간 간격은 2m 이상을 유지했지만, 대화를 하거나 음식을 먹느라 마스크를 쓴 시민은 거의 없었다.

나들이객들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찝찝하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이상 지속하기 버겁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모(23)씨는 “1달 만에 밖에서 친구와 만났다”며 “지난 15일 선거까지 치른 상황이라 나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박도원(59)씨는 “집 안에만 머무는 게 우울해서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 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이모(64)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찝찝하지만 3시간 정도만 바람을 쐬고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반포대교 근처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반포대교 근처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도심 주요 지역에도 나들이객이 몰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주요 거리엔 주말 도심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음식점과 카페 등이 가득 찼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나온 김재균(31)씨는 “확진자도 두자리 수 이하로 떨어져 봄 옷도 살 겸 외출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서울로 올라온 김모(27)씨는 “날씨도 좋고 오랫동안 친구들을 못 봐 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 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언제든 있는 만큼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 선에서 야외 활동 위주로 주말을 보낼 것을 당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외부 유입으로 인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안심하기 이른 측면이 있다”며 “실내 대규모 집회 등은 여전히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중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오송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와 같은 집단발병이) 예고 없이 갑자기 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정부는 내일(19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거리 유세 등 집회 영향을 면밀하게 살피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 2주의 관찰이 더 필요하다”며 “경제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고려해 새로운 일상에서 적용될 수 있는 지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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