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빠진 미국을 토네이도가 잇따라 강타했다. 그로 인해 평온하던 마을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산산조각이 났다.
미국 ‘맥사(Maxar) 테크놀로지’가 15일 공개한 과거와 현재 위성사진을 보면 이 같은 피해 규모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지난 2월 17일 촬영 당시 평화롭고 차분한 분위기였던 테네시주 차타누가의 한 마을은 토네이노가 휩쓸고 지나간 14일 처참하게 변해 있었다. 깨끗하게 정돈돼 있던 마을 곳곳을 건물 잔해와 각종 시설물 파편들이 뒤덮었다. 주변 마을과 초등학교도 이처럼 초토화되기는 마찬가지였다. 2월 29일 촬영된 미시시피주 세미너리 인근의 위성 사진에서 반듯하게 세워져 있던 건물 10여 동이 토네이도 직후인 14일 사진에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부활절(12일ㆍ현지시간)을 시작으로 미시시피와 테네시주, 앨라배마, 조지아, 텍사스주 등 미국 남부에서 잇따라 발생한 토네이도로 인해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백 채의 가옥과 공공시설 등이 파괴됐다. 토네이도는 일반적으로 소용돌이 치며 이동하는 강풍에 의해 피해를 주지만 이번에는 지역에 따라 폭풍우까지 동반하면서 홍수와 산사태 피해도 속출했다. 총 13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이번 토네이도는 지난 10년간 본 그 어떤 것보다 심했다”고 밝혔다.
토네이도로 인한 주택 파손으로 인해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토네이도로 많은 주택이 파손되면서 갈 곳 없는 이재민들이 마스크만 쓴 채 대피소에 밀집해 모여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토네이도는 4월부터 6월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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