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전환” “조기 전대 개최” 수습책 논의… 일부는 벌써 대권ㆍ당권 거론
4ㆍ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여전히 당 쇄신보다는 ‘자리 다툼’ 경쟁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참패 원인을 분석하고 쇄신 경쟁을 해도 모자랄 판에 감투를 놓고 자중지란에 휩싸인 볼썽사나운 모습에 당 안팎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총선 완패로 충격에 휩싸였던 통합당 지도부는 17일 위기 수습을 위해 처음 모였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으로 가닥을 잡는 과정에서 잡음을 빚었다. 차기 지도부 체제를 둘러싼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상당수 최고위원들은 비대위 전환을 주장했지만 지도부 중 유일하게 당선된 조경태 최고위원은 자신이 전면에 나서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본인을 중심으로 시간을 두고 당 지도체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심 권한대행을 겨냥해 “비대위에 전권을 주고 전당대회를 준비해야지 총선을 폭망케 한 지도부가 전당대회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공격했다. 앞서 그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도 지지했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체제가 들어서야 복당 후 당 장악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혼란을 틈타 직ㆍ간접 대권, 당권 도전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권이 저의 마지막 꿈”이라며 “1996년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83석을 가지고 대통령이 됐다. 의석 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구에서 5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했고, 3선이 된 김태흠 의원도 원내대표 등 당직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절체절명 위기 국면에도 쇄신 경쟁이 아닌 자리 싸움만 계속되자 내부 비판이 나왔다. 권영세 서울 용산구 당선자는 페이스북에 “지금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한 논의만 눈에 띈다”며 “처참하게 참패한 당이 고작 한다는 게 감투싸움으로 비쳐질까 두렵다”고 꼬집었다.
이날 진행된 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도 103석으로 쪼그라든 통합당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김종인, 황교안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물론 박형준, 신세돈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모두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날 해단식은 심재철 권한대행과 조경태 최고위원, 이진복 총괄본부장 등 8명만 참석해 10분도 안 돼 끝났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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