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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캐슬, 사실은?] 검사 35명 모여 매뉴얼 제작 등 전문화... ‘공판 어벤저스’ 출범 2년 호평

입력
2020.04.27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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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공판검사, 수사를 유죄로 만드는 사람들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한호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한호 기자

특수통, 공안통, 기획통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검사들은 있어도 ‘공판통’(공판 전문검사)이라는 이름은 없었다. 공판검사가 소외받는 검찰의 현실에서 공판 전문화를 내걸고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공판 어벤저스’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가 ‘공판 전문화 시대’를 열겠다며 설치한 공판 어벤저스는 어느덧 출범 2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일선 검사 35명이 공소유지 지원팀, 국민참여재판 지원팀, 증거법 연구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출범 이래 안인득ㆍ고유정 사건 등 일선청 주요 공판사건 공소유지와 국민참여재판 수행을 지원하는 한편, 공판검사 업무 매뉴얼 제작, 상소제도 개선안 검토,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의 공판제도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 연구도 하고 있다.

공판 어벤저스에 지원해 활동하고 있는 검사 대부분이 저연차 검사들이다. 이들은 왜 ‘공판 전문가’가 되겠다고 손을 들었을까? 국민참여재판 지원팀에서 활동하는 임재웅(32ㆍ변시 2기) 수원지검 평택지청 검사는 “공판중심주의 강화로 갈수록 공판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아무리 수사가 잘 되어도 공판 과정에서 추가 입증이 필요한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며 “일선에서는 ‘공소유지가 앞으로 검사의 중요한 역할이겠구나’라고 자연스레 실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임 검사는 “예전엔 ‘누구 공판 전문검사 할래’라고 물어도 지원하는 사람이 잘 없었을 텐데, 공판 어벤저스에 35명 검사가 지원한 것만 봐도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이라며 “검찰 인사 때마다 꾸준히 ‘형사부ㆍ공판부에서 묵묵히 일한 검사를 우대하겠다’고 나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물론 여전히 특수부 등 직접수사 부서가 위상도, 인기도 높은 게 사실이다. 형사부 인력난도 심한 상황에서 ‘공판부 강화’가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공판 어벤저스에 현장 반응은 좋은 편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도 많다.

대검 관계자는 “공판 업무가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본인 일상 업무가 있는데도 적극적으로 자원해 연구, 지원 활동에 힘쓰는 검사들이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공판 어벤저스의 역할은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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